빛과 색채의 화가 이현, 지중해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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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맑고 깨끗한 회화의 맛 - 경향신문 2013.11.4 등록일 2013-12-13 15: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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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현, 9일부터 작품전

단순하고 소박한 삶의 가치를 잘 알면서도 막상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다. 구조화된 대량소비사회의 덫을 벗어나기 힘든 데다 끝없이 솟구치는 욕망을 참아내기도 만만치 않다. 화가들 역시 장식의 욕구를 잘라내기는 힘들다. 절제의 미학, 단순함의 아름다움은 이루기 어렵다는 의미다. 인문학적 소양과 더불어 작가로서의 내공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이현(55)은 색과 선을 극히 절제하고 구도는 단순화함으로써 수십년째 맑고 깨끗한 회화의 맛, 회화의 본질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에게 특별한 사연이 담긴 지중해의 햇빛을 색의 오묘한 어울림으로 승화시킴으로써 ‘빛과 색채의 화가’라 불린다.

이탈리아 로마에 터를 잡고 한국,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가 9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작품전을 가진다. ‘지중해의 빛-환·幻’이란 주제다. 30여년 전 이탈리아로 건너가 국립로마미술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한 그는 유럽 현지에서 인정받는 작가다. 국내에도 작품전을 열 때마다 호평을 얻었다.


'생의 마감', 80 x 53cm 캔버스에 오일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제 스스로 용납돼야 작업을 한다. 예술품으로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의 검증이 끝나면 저절로 작업 삼매경에 빠져든다. 그저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꿈을 품게 하고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길 기대한다.”
그의 작품은 원색을 대비시키지만 부담스럽기는커녕 따뜻하고 편안하다. 작가의 독특한 미감 덕분이다. 그는 파랑·빨강·녹색·흰색·검정 중 적게는 2~3가지, 많아야 5가지 색을 활용한다. 빨간 하늘과 흰 땅, 그 사이의 나무들이 조화를 이룬 ‘눈 오고, 노을지다’, 노랑과 파랑이 어울린 ‘남프랑스 풍경’ 등은 그가 왜 ‘빛과 색채의 화가’란 평가를 받는지 말해준다. 이탈리아 미술평론가 코스탄조 코스탄티니는 “칸딘스키의 예술혼을 떠올리게 한다”며 “우리에게 눈뜬 상태로 꿈을 꾸는 듯한 풍경을 선물하고, 감수성과 상상의 힘은 감동을 준다”고 평했다.

작가는 바다·꽃·나무·하늘·달 등 소재를 수직 혹은 수평의 단순하면서 안정된 구도와 몇 가닥만의 선으로 표현해 구상과 추상을 넘나든다. 서양화지만 동양적 미감이 짙게 풍기기도 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하늘과 낮은 땅 사이에 한 사람이 서 있는 ‘방랑’, 깊은 파란색 하늘과 노란 달이 인상적인 ‘생의 예감’ 등은 명상적이면서 시적이다.
젊은 시절 정신적·육체적으로 지독한 방황의 와중에 지중해의 맑고 깨끗한 햇빛에서 비로소 새로운 생명을 깨달았다는 작가. 그는 그 빛을 앞으로도 영원히 화폭에 담아 모두와 나누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시인 황인숙은 “순수에의 열망, 아름다움에의 열망, 사랑에의 열망이 빚어낸 색채들이 그만의 담대한 구성으로 모아졌다”며 “그의 그림을 보면 피로가 가시고, 마음이 평화롭게 씻긴다”고 평했다. 17일까지. (02)580-1300

- 도재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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