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채의 화가 이현, 지중해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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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사 - 경향신문 - [책읽는 경향]제주에서-‘지중해의 빛…열정’ 등록일 2008-01-27 05: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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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경향]제주에서-‘지중해의 빛…열정’

입력: 2008년 01월 21일 18:37:20


그림책을 보는 일은 언제나 고즈넉하고 충만하다. 그림책은 전시회에서 한 번 보고 돌아설 때의 아쉬움이 없어서 좋다. 가끔 화가의 잔잔한 이야기가 곁들여지면 그 나름대로 또 좋다. 대신 글이 그림을 압도하지 말아야 하고, 야단스럽지 않아야 한다. ‘지중해의 빛-열정’(이현·대교베텔스만)이 그렇다.



제주에 살면서 발견한 색은 황토색과 검은색이다. 제주인의 정서에 딱 떨어지는 색을 변시지 선생의 그림에서 보고 오래도록 감동했다. 화가가 수많은 색의 유혹을 물리치고 단 두 가지 색으로 귀착할 때는 얼마나 많은 절제와 절박함이 있었을까 생각하면, 변시지 선생의 황토색과 검은색은 가슴이 아리다.

이현이 본 지중해는 강렬한 원색이다. 게다가 보색 배열과 단순한 형태로 그 강렬함은 상승된다. 그런데 그 강렬함이 들뜨고 떠들썩하지 않다.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빛이 고스란히 보는 이의 가슴으로 전달되는데도 이상하게 차분해진다. 트럼펫 연주처럼 날아갈 듯 명랑한 음색이지만 쓸쓸함도 함께 느껴진다. 그녀가 사용한 색들이 모두 그렇다. 노랑도 빨강도 햇살이 가득하나 수굿하다.

특히 이현이 사용하는 푸른색은 매력적이다. 그녀의 푸른색에선 베토벤의 ‘월광’이 흘러나온다. 특히 ‘생의 예감’이나 ‘떠나는 배’ ‘눈 내리고, 고요’ 같은 그림이 그러하다. 눈이 부신데 적요하다. 그리하여 원색의 강렬함에서 오히려 아련해진다. 아마 이현이 지중해에서 보낸 삶의 색이리라.

먹고 사는 일에만 관심이 쏟아지는 요즘, 그림책 속으로 한가한 산책이라도 다녀오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명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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