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채의 화가 이현, 지중해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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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한 사람, 이 현 - 강금실 등록일 2013-10-29 00:00:00
작성자 운영자 파일명

나는 이 현과 친구가 되기 전에 이 현의 그림을 먼저 만났다.
강렬하고 선명한 원색의 화려한 꽃들, 넓고 푸른 바다와 노란 초승달,
공간 한가운데를 지키고 선 점같은 붉은 태양,
그리고 어둠이 내린 바다에 종종 서 있곤 하는 바위섬들.
나의 사무실에, 나의 잠자리가 놓여 있는 방안에, 이 현의 그림들은 생생한 기운을 내뿜으며 공간을 화려하게 수놓으면서 살아 숨쉰다.

이 현의 그림을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참으로 기묘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매우 열정적인 색채들이 공존하면서 불타오르듯 치닫는 것이 아니라,
너그럽고 고요한 침묵의 세계를 열어주면서 마음을 가라앉혀주기 때문이다.
치열하되 지나침이 없고 언제보아도 평화로운 햇살과 같아서 유한의 생명을 뛰어넘는 영원성으로 같이 걸어가는 듯하다.

이 현의 그림은 열정과 평안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이 현이 사랑하는 자연과 인생을 같이 생각하게 한다.
나뿐 아니라, 이 현의 그림을 만나는 내 주위 친구들,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다 이 현의 그림에서 신선한 생기를 되찾고 피곤한 심신을 내려놓으며 안식의 위안을 받는다.

이 현의 그림을 사랑하고 이 현과 친구가 되면서 종종 고향 안면도 이야기를 들었다. 안면도는 서해 끝에 있는 섬이다.
나는 이 현을 통하여 안면도와 마음으로 가까워졌고, 최근에 그곳을 찾을 기회를 갖게 되었다. 안면도의 앞바다는 푸르스름한 빛으로 번지듯 넓게 퍼져서 은은하고 다소곳한 자태를 느끼게 하였다.
절경으로 손꼽히는 석양을 바라보았다. 붉은 해가 바다로 내려앉으면서 사람들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바다 한켠에는 나란히 선 바위섬들의 수풀이 무성하였다.
안면도는 편안히 잠든다는 의미를 지닌 이름의 섬이다.
안면도 앞바다와 섬 전체가 상냥하고 따스한 무언가로 사람들을 감싸주었다.
나는 안면도에 가서 그 석양에 물드는 바다를 보면서 이 현의 그림 속 바다가 바로 이현의 몸과 마음을 키워준 고향을 꿈꾸는 것이었구나 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현은 서울 안암동에 화실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꽤 자주 고향인 안면도에 가고 나중에는 안면도에 돌아가 살 기대를 갖고 있다.
이 현은 로마도 사랑하지만, 서울에서는 이 현의 친구들이 이 현을 기다리고 이 현이 돌아오면 이 현의 화실에 모인다.
나를 비롯한 이 현의 친구들, 주위 사람들은 이 현의 화실을 사랑한다.
왜냐하면 이 현의 화실은 많은 이들에게 문을 열고 서울의 안면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곳은 시인, 소설가, 철학자들, 결코 만만치 않은 삶속에서 보다 풍요롭고 성숙한 가치를 꿈꾸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찾아가서 서로 어울리고 안면도 앞바다의 석양을 그리듯 추억과 낭만이 깃든 인생을 나누며 심신의 피로를 내려놓는 안식처 역할을 한다.
이 현은 언제나 조금도 찡그리지 않고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을 베풀어준다.

이 현은 친구들에게, 자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풍요로운 재산-교양과 감성과 따뜻한 관심을 나눠주는 사람이다.
이 현은 행복한 사람이다. 이 현이 돌아갈 고향, 이 현의 살아가는 모습, 이 현의 마음, 이 현의 그림 이 모든 세계가 하나의 일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관용과 배려, 평화와 안식, 그리고 영원한 자연으로의 회귀. 변함없는 태양과 바다의 빛깔 속에서. 그러한 이 현, 이 현의 그림과 가까이 있는 나도, 이 현의 친구들, 주위 사람들 모두 행복하다. 이 현이 있음으로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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