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채의 화가 이현, 지중해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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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꿈인 듯 아련한 이국의 풍경 - 중앙일보 20070422 등록일 2007-06-18 18:10:59
작성자 admin 파일명
2007-04-22 21:02:39

[김성희기자의뒤적뒤적] 꿈인 듯 아련한 이국의 풍경 [중앙일보] 

 

 

지중해의 빛-열정 이현 글.그림  대교베텔스만  

 

아주 나중에 신간이 편해지면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가는 곳곳 쫓기듯 기념사진을 찍고 또 이동을 거듭하는 그런 관광은 아닙니다. 생활의 무게를 훌훌 털어버리고, 매인 데도 맺힌 것도 없이 시간이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는 그런 여행 말입니다. 그렇게 가 보고 싶은 곳 중 하나가 지중해였습니다. 고대 그리스나 미노스의 영화가 남아 있는 유적이며, 코르시카의 열정, 일렁이는 짙푸른 바다, 눈부신 태양을 머금은 올리브나무 숲…. 철이 덜 들어선지 지중해를 떠다니는 유람선을 타 보는 것이 꿈이었죠. 어휴, 그런데 그 꿈 접었습니다. 여행비도 여행비지만 "미운 사람 있으면 크루즈 여행권을 사주라"는 농담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외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고 파티 등 놀이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에게 유람선 여행은 형벌이나 다름없다나요. 일종의 보상심리에서 이 그림에세이집을 펼쳤습니다. '가 볼 수 없다면 책으로라도…' 하는 마음이었지요.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주무대로 활동한다는 작가의 그림은 문자 그대로 환상적입니다. 우선 진노랑.초록.청색, 선홍 등 쓰인 색깔이 비현실적입니다. 그리고 화풍도 반추상입니다. 대상은 눈물 고인 눈에 비치듯 어룽거리거나 혹은 꿈속에 보듯 단순합니다. 화제(畵題)에 양이 들어가 있으니 양을 그린 줄 알 정도입니다. 그런데 화가가 그리고자 한 느낌은 분명히 들어옵니다. '봄, 양귀비 피다'란 그림은 절반 이상을 선홍빛으로 채웠는데 양귀비의 흐드러진 느낌이 생생합니다. 이를 두고 작가는 '어떤 기억 혹은 환(幻)'에 붙인 글에서 "화가는 실제로 본 것을 그리기도 하지만 보고 싶은 풍경을 그리기도 한다. 현실을 그리기도 하고 꿈을 그리기도 한다. 본 것을 그리든 보고 싶은 것을 그리든 그것은 모두 작가 마음의 풍경"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림에서 눈을 돌리면 글이 눈에, 마음에 다가옵니다. "길들, 저 길들은 어디를 향해 열려 있는 걸까. 만나고 나뉘는 저 길들은 저마다 어디에 가 닿는 것일까. 저 길 가에는 들판과 시내, 나무와 집, 바다와 강물과 새와 꽃구름과 양떼, 레몬나무와 자전거 타는 사람과 웃음소리, 그리고 그 곁에 누군가의 슬픔도 놓여 있겠지." 생의 오후에나 느낄 법한 쓸쓸함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내 사랑은 노오란 수선화로 피어나서 양귀비 꽃으로 붉게 타올랐다. 한겨울 불꽃은 이슬방울을 만들고 천지에 폭우로 쏟아졌다" 역시 마찬가지죠. 화랑가에 '개미군단'이 몰려든다고 화제가 됐죠. 그만한 여유는 없더라도 여름 한낮의 이국적 분위기와 호젓함이 묘하게 어우러져 잠시 행복을 맛보게 해줄 듯합니다. 김성희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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